연예인 주민등록증'추억의 첫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한 관공서 방문' 기회를 빼앗은 계룡시
찾아가는 민원서비스 수용한 해당 학교의 사회교육 수준이 더 큰 문제

[사설] 계룡시가 주민등록 첫 발급대상자들인 17세가 되는 고등학생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기 위해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계룡시에서 '자랑스럽게' 언론에 제공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주민등록증 발급대상 학생들이 수업 중에 외출 또는 조퇴하고 면,동사무소에서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 불편으로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주민등록증을 처음 발급받는 학생들의 사회적 경험을 관공서와 학교에서 미리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학생들이 행정기관에서 자신의 민원업무를 스스로 처리하여 경험하는 일은 사회구성원으로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기 위해 첫 주민등록증을 받을 때의 그 설레임까지 관공서와 학교에서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학업의 중요성이 주민등록증 발급업무를 위해 행정기관에 가는 시간까지 아껴야 할 정도로 크지 않다. 계룡시내의 학교들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면,동사무소가 위치해 있다. 면,동사무소의 주민등록 업무처리 시간도 몇 분 걸리지 않는다.

계룡시가 학생들 학업에 지장이 있어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를 추구했다면, 차라리 학생들 주민등록 발급 업무에 한 해 면, 동사무소 근무시간을 연장하여 학생들이 방과 후에 민원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민원서비스다.

계룡시의 민원서비스 접근방식이 학생들의 책임감 있는 사회활동 계도를 위한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고, 지극히 전시성 행정이거나 지독한 행정편의를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사회활동까지 하찮게 여기는 태도는 아닌지 궁금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의무를 해당 학교만 편의를 보기 위한 수용결과로 학생들의 올바른 사회교육 차원에서 심하게 벗어나 있다.

계룡시와 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관공서를 방문하여 처리해야 할 첫 민원업무 경험의 기회까지 빼앗고, 나아가 학생들에게는 "첫 주민등록증 발급 받으려고 관공서를 방문한 적이 없다"는 개인의 평생 불명예(또는 특혜)를 덮어 씌운 셈이다.

일반인들의 관공서 방문은 단순한 민원업무만 처리하고 돌아오는 곳이 아니다. 관공서 업무형태나 행정의 흐름도 자신의 민원업무를 통해 배우고, 넓은 의미에서 이 사회의 공익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가져갈 수 있다.

관공서의 신중하지 못한 민원서비스나 밑도 끝도 없는 학업의 중요성을 이유로 학생들에게 '추억의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한 관공서 방문' 기회까지 없앤 일은 지난 해와 올 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일부에서는 지자체와 학교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뒤틀린 사회교육'을 자처한다는 비판여론이 있었다. 괜찮은 민원서비스 사례라고 따라했는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