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nochol2.jpg[사설] 계룡시장과 계룡시의회 의장이 지난해 말 모 단체에서 타인의 간행물 제호를 무단사용하여 발간한 '가짜' 간행물의 창간호에 발간축사로 힘을 실어줘 가짜가 진짜처럼 변한 사실과 관련하여 공무원들의 메떨어지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계룡시 관계자는 "잘 몰랐을 뿐이고, 계룡시가 가짜 간행물 발간사업에 예산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서 잘못이 없고, 전적으로 단체의 책임이다"라는 등의 주장에 기가찰 노릇이다.

 일부 공무원들의 논리대로라면, 계룡시가 가짜 간행물의 발간사업에 예산을 지원해 준 적이 없으니, 계룡시장과 의장의 가짜 간행물의 발간축사는 당사자들이 취미로 쓴 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말 그렇다면 계룡시와  시민혈세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시장과 의장 개인의 도덕성에만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시장, 의장 개인의 취미생활과는 거리가 먼 공적인 업무다. 시장이나 의장 모두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무료봉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공적인 업무를 수행한 충분한 댓가를 시민혈세로 월급 및 업무추진비 등이 지급된다.

시장이나 의장이 업무시간에 각종 행사 등에 참여하여 시민들을 격려하는 일도 예산이 수반되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고유업무 중의 하나로 당연시 되고 있고, 시정발전이나 주민화합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가짜 간행물의 발간축사를 쓰는 시간은 시민혈세인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았고 예산이 수반되는 행정력이 동원되지 않았다는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월급받지 않고 무료봉사하는 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 관공서의 손을 탄 모든 행위는 반드시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앞뒤 맞지 않는 메떨어지는 소리를 하거나 농담하는 시간도 인건비에 포함된다. 계룡시가 모 단체에서 가짜 간행물을 발간하는데 예산을 지원한 적이 없어 책임이 없다는 뚱단지 같은 소리는 피해 입은 주민의 정신적 고통을 생각한다면, 닥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