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가 시 상징이미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룡시는 2003년 9월 개청과 동시에 시 상징이미지로 상징마크와 캐릭터로 용도령 등을 디자인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계룡시 상징마크는 인근지역의 생수공장 마크와 흡사하여 부실한 디자인이라고 거론된 적이 있다.(대전일보, 충청투데이, KBS 보도 등)

 

2003년도 계룡시 상징이미지 채택과정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용역기관에 의뢰한 여러 개의 도안을 갖다 놓고 실무자들이 즉흥적으로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 떠들면서 전문성 없는 논의들에 의해 선택이 이뤄졌다.   

 상징이미지

실무자들의 안일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부실함을 주장했던, 주민이나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묵살하고 언론 등에 계룡시를 잘 나타내는 이미지라고 떠들면서 비판적 시각을 보인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했던 이유는 무엇이고, 이제와서 바꾼다는 것은 또 무슨 이유인가.

 

계룡시는 2003년도에 근무했던 공무원들이 지금도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 자신들의 업무를 비판했다고 온갖 행정력을 다 동원하여 정상적이지 못한 일들을 자행하던 시절 잊었는가. 기고만장한 공무원들의 자세, 주민을 업신여기는 태도 등은 신물나게 경험했다.

 

계룡시는 상징이미지 개선하기 위한 예산확보 계획을 수립하면서 "캐릭터를 개선하여  자체 브랜드 역량의 강화 및 지역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계룡시의회 김학영 의원은 모 언론의 컬럼에서 계룡시의 캐릭터 이미지 개선에는 시민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거나 탁상공론식 행정을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이미지 변경을 위한 용역비 지출이나 사업의 부실이 예상되는 걱정일 뿐, 나아가 상징이미지 변경 이후 수반되는 경제적인 부담 등은 고려하지 않은 염려다.

 

상징이미지가 변경되면 온동네에 설치되어 있는 시홍보 구조물은 모두 바꿔야 한다. 현수막 게시대 이미지도 변경해야 하고, 기존의 상징이미지가 새겨진 맨홀뚜껑이 있다면 그것도 장기적으로는 교체해야 한다. 하다못해 계룡시장 명함도 새로 찍어야 할 정도로 계룡시의 모든 홍보자료는 다시 만들어야 한다.

 

상징이미지의 디자인 변경은 단순한 디자인 비용의 예산 사용에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인구 8만의 기초자치단체 상징이미지 변경 이후 이에 따라가는 사업비 예산은 3년 간 적게는 50억에서 100억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계룡시 상징이미지가 변경될  경우 최소한 3년간은 계룡시의 모든 부서에서 시의회에 예산승인 요청할 때 -아래-와 같은 단골주장들이 예상된다.

-아래-
시의회 “아니 이건 1년 밖에 안된 것인데, 벌써 노후 되었나요? 왜 다시 만든다고 예산승인을 요청하는 거죠?”
계룡시 “시 상징이미지가 변경되어서 구조를 모두 철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시의 브랜드 가치를 위해서...”

 

계룡시가 시 상징이미지 변경에 따른 진정성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으나, 계룡시가 이제라도 상징이미지가 변경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했다는 점에서는 전적으로 동감할 수 있다. 하지만 변경하기 전에 2003년도에 이러한 예산낭비 사례를 예상하고 부실한 상징이미지의 문제를 제기했던 주민들에게 공개사과 먼저 해야 마땅하다.

 

 그동안 부실한 상징이미지를 선택하고 사용하여 변경에 이르기까지 사용된 모든 예산과 앞으로 사용될 예산들은 공무원들이 물어내야 맞지 않을까. 즉, 예산을 그렇게 낭비했어도 책임지는 공직자는 없으니, 제 아무리 훌룽한 기획안을 내놓아도 삐딱하게 볼 수밖에 없고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