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기고] 잔인한 4월이었다. 참담한 4월이었다. 어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4월 이었다.
산업화라는 업적 뒤의 그림자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가슴 아픈 사고였으며, 그 사고 뒤에는 엄청난 문제점이 내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보았고,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 어린 생명들을 그 차디찬 바다 속에 수장을 했단 말 인가? 안전교육의 부족, 제도의 불합리, 업주들의 상술에 의한 규정 미 준수 등등 많은 원인들을 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관료사회의 부패, 나태, 무사안일주의, 비겁한 자세, 책임의식의 부재 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삼품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숨지고, 성수대교가 두동강이나 32명이 숨졌고, 서해에선 훼리호가 침몰하여 292명이 숨지고, 대구에선 지하철 화재 참사로 192명이 숨지고 21명이 실종되었으며, 경주체육관이 붕괴되어 10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부상당하는 엄청난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대처방안을 들고 요란법석을 떨었지만 그 이후에 국민들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도무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고를 기억하는데 인색하다.


그 결과 세월호 침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세월호 사고 이후 온 국민이 마치 열병에 걸린 듯 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생명들이 희생됐다며 비통해하고 분노했다. 모든 국민이 죄인의 심정이었다.

온 나라가 “국가개조론”블랙홀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수많은 언론 매체나 전문가들이 국가개조 이슈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구체적이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혀 져 갈 것이다.
이제는 정말 변화해야한다. 국가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관료사회의 개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관료에 의한 관료개혁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전, 현직 관료들이 지난 수십 년간 유관기관, 유관업계, 각 협회 등과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러한 기득권을 스스로 하루아침에 뿌리 뽑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뿐더러, 그들의 사고는 그 시절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세력들에 의한 관료 사회 개혁의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하고 안이한 생각이며, 그 사람들이 꾸며내는 감언을 세상의 진실인 양 믿어서는 똑같은 재앙이 우리 앞에 공룡처럼 나타날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관료사회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비판하는 국민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마치 6월4일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방 선거는 우리 생활과 직결되는 지역발전은 물론, 안전, 교육, 문화, 복지, 환경 등 모든 분야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우리 대표를 뽑는 중요한 선거이다. 이젠 국민이 일어서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럴 때이다. 길거리를 가다보면 예전에 보았던 인물들의 대문짝만한 프랭카드가 걸려있고 마치 자기가 시정을 이끌어 갈 적임자인양 포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후보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계룡시의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고 인구감소나 교육환경의 저하에도 왜 그러한지 별반 알고 싶지 아니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번 지방선거에는 우리 시민이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계룡시 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컨트롤 타워를 세우고 메뉴얼을 꼼꼼하게 만들어도 시스템을 운용하고 지키는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새로운 것들이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지 못할 때 문제는 발생한다. 관료사회의 개혁을 기존 세력들에게 맡길 것인가? 새로운 세력에게 맡길 것인가? 를 냉철하게 판단할 때이다.

새 인물에 의한 새 변화를 추구할 때 우리 계룡시의 변화가 가능할 것이며 그것이 못다 피고 스러져간 어린 꽃들에 대한 우리 어른들의 자세일 것이다.


계룡시발전협의회 대표 조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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