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수(계룡시선거관리위원회)

[기고] 윤학수(계룡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어느 민족의 격언 중에 ‘돈이란 인정 없는 주인이기도 하지만, 반면 유익한 심부름꾼일 수도 있다’ 는 말이 있다. 돈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선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돈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어쩌면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결과로 다가오기도 할 것이다.

 

기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돈의 사용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것을 증명 하듯 기부단체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그 활약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또한 뜨겁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확고히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정치자금의 기부에 있어선 어떨까? 실제 우리나라의 정치자금 기부 문화는 미숙하고, 자발적인 기부 또한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정치 불신과 냉소로 인한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부정적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로 하여금 정치자금(political finance)하면 으레 부정적인 의혹으로 왜곡된 인식을 하게 하는 것은 실로 불행한 일이다. 간간히 언론에 보도되는 정경유착, 권력형 비리, 부정축재 등에 의한 불법자금을 정책개발을 위한 정치활동비로 대표되는 순수한 정치자금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고 편견을 갖게 됨으로써 정지자금 기부에 대해서까지 인색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기부와 관련된 매수자금, 사조직 동원 등 고비용 정치구조를 해결하고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돈에 의한 정치는 부패를 야기하므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동시에 민주주의 비용으로써 정치자금도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또한 인정해야 한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국민의 알 권리 충족, 정책과 비전을 충분히 알릴 정도의 정치자금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선거 등의 구조개선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구조로 전환되어야 함은 정치선진화를 위해서라도 당연한 귀결이지만 과거 정치자금의 흐름과정이 정치활동의 목적에 부합되지 못했다고 해서 정치자금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과도하게 정치자금을 대폭 줄이는 것도 오히려 정치활동을 위축시켜 민주정치발전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치에 있어선 유권자와의 소통이 원할 하면 할수록 정치발전을 이루게 되고 그에 따른 정치자금도 증가하게 된다.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국민경선의 경우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정치자금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정치자금은 국민이 훌륭한 지도자 선출을 위해 부담하는 민주주의 비용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수반될 때 바람직한 정치자금 기부가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또한 예비선거로 인해 소모전이 심하고 정치자금이 많이 드는 제도적인 비능률을 야기함에도 유권자들에게 용인되는 이유는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이미 정치자금 기부는 정치참여 수단이며, 자신들의 기부가 정치에 어느 만큼의 효용이 있는지 항상 감시하고 통제한다. 언제라도 정치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정치자금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우리의 인식 속에 정치자금 기부도 긍정적으로 자리 잡아 정치자금 기부를 통한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힘을 보태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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