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취재 후기⑤]  후기 특성상 취재 장소, 일시 등은 생략하고 제시하는 수치 및 백분율도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용 일부는 근거가 미약한 부분도 있다. 후기는 글쓴이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다른 시각에서 볼 때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힌다. 편집자 주.


<이어서>


충남도의원 선거

현직과 꺾기후보 두 명과 대결


충남도의원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새누리당 소속 조치연 현 의원이 당선됐다. 도의원 선거결과도 당선자의 당선이유 보다는 낙선자의 낙선이유가 더 관심사다. 도의원 선거는 조 후보가 상대후보들이 약체라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구도였다. 많은 후보들이 출마한 것도 아니고 3명이 출마하여 3자구도로 진행되고 있어 조 후보 입장에서는 양당 구도에서 중앙정치판의 흐름에 따라 무너질 수도 있었다.


충남도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공보물 지방선거는 중앙판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선거기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이  조 후보가 소속한 여당에게 불리하다는 점에서  어려운 난제를 극복한 사례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 김대영 후보는 열세에 있었던 위치에서 개인의 지지도만 조금 더 붙어 있었다면, 조 후보를 이길 수는 기회이기도 했다. 만약 김 후보가 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면 3선에 도전하는 현 의원을 상대로 이겼다는 파괴력 있는 역량이 검증되는 선거결과를 가져올 뻔 했다.


그러나, 지난 선거와 그동안의 활동 등에 비춰볼 때 김 후보의 역량을 득표결과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계룡시의원 선거 나선거구(신도안+금암)에 같은 당에서 공천신청자가 없어 경쟁자 없는 단독공천으로 출마하여 당선됐다. 상대당(전, 한나라)이 같은 지역구에 두 명을 공천했으나, 김 후보는 민주당 단독후보자로서 개인지지도 이외에 정당지지자들에 의한 표를 덤으로 얻어가는 구도가 있었고,  당시 선거분위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로 민주당에 동정표가 몰린 상황에서 당선됐다.


바람을 타고 온 ‘행운의 신’은 지난 2010년도처럼 누군가의 득세를 위해 내려앉지 않았다. 행운을 줄듯 말듯한 뉘앙스만 풍기면서 허공에서 맴돌다가 되돌아간 꼴이다.


또한 행운의 신도 선거 전에 요란한 언론플레이부터 후보공천 과정에서의 꼼수와 꺾기후보의 노림수까지 눈치 챈 모양이다.


조치연 후보가 상대를 했던 김대영, 이상노 후보는 소속정당에서 모두 시장공천을 희망하다가 좌절되자 도의원 후보로 꺾어서 출마한 일명 ‘꺽기후보’다. 조 후보가 선거 이전에 '시장후보 공천 못 받으면 도의원 후보로, 도의원 후보 공천 못 받으면 시의원 후보로 꺾어서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에게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강한 비판을 한 사실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 대상자들과 경쟁을 한 셈이다.


김대영, 이상노 후보는 후보등록 이전까지 소속정당에서 요란한 공천경쟁에 따른 잡음이 쉴새 없이 나왔다. 민주당 지역조직에서 시장후보공천을 미리 결정하여 추대하자는 ‘이상한 결의(?)’로 김대영, 최홍묵 후보가 당내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여 최 후보를 추대후보로 결정했는데, 이에 이상노 후보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탈당하고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활동했다.


이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하여 계룡시장 후보 단독추대는 의미 없는 헛다리 집기에 불과했고, 최종적으로 김갑선, 조광국, 최홍묵 후보가 공천경쟁을 하게 됐다.


시장 후보 단독추대에서 밀린 김대영 후보는 당원들의 뜻이라며 시장후보가 아닌 도의원 후보공천을 희망했다. 이상노 후보도 도의원 공천을 희망했으나, 여러 정황상 경선이 불리하다고 판단하였는지 또 다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어쨌거나 피장파장 너나 없이 둘 다 시장후보 공천을 희망하다가 밀려서 도의원 후보로 꺾어 출마한 입장이라서 낙선의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이다.


득표율로만 본다면 김대영 후보가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양당구도에서 나올 수 있는 평범한 득표율인데다 선거판의 전체 흐름을 볼 때 김 후보는 따 놓은 당상도 못 가져갔다.


김 후보의 경우 당선가능성이 높은 같은 당 소속 도지사, 시장, 시의원 후보들과의 패키지가 구성되어 있었다. 보수성향이 짙은 계룡지역에서 진보성향에 가까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 후보로서 이 보다 더 좋은 구도는 없다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뒷배가 형성되었고, 더군다나 세월호 사고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한 사회정서, 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까지 암묵적 연대가 진행된 상황에서 양당구도였던 도의원 후보만 낙선했다(기초의원 ‘나’'다'번 제외)는 점은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번 도의원 선거에서 시사하는 점은 바람을 타고 온 행운은 4년마다 한 번씩 특정한 사람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 선거사례다.



<계속>


다음편_선거판의 특별한 사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