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보도일정(인터뷰, 계룡시의원 취임 만3년 소회 등)에 차질을 빚어 다음 자료로 대체합니다./편집자 주.

시각문화-어린 아이의 걸음에도 세월이라는 시간성에 구속되어 있다. 제자리에서 돌아가는 팽이도 시간의 테가 둘러져 있다. 아침마다 들여다보는 거울 속에서 마주하는 얼굴은 진정 내 모습인가. 우리는 지나온 흔적은 거울 속에 묻어 놓고 다시 빠져 나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스스로 위안 삼으며 살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은 것이 의심스러운 대상이다.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는 무표정한 얼굴을 마주한다는 일은 크나큰 고통이다. 내 모습이 환한 세상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얼굴이기를 기대하는 일도 고통이다(메를리-뽕띠의 몸과 철학에서... )

시각예술에서 주목하는 얼굴은 조형언어의 가치를 넘어 삶의 기록과 인체가 우주의 결정체라는 믿음에 있다. 시각예술에서 얼굴은 고정화되고 획일적인 감성을 전달하는 이미지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같은 형태의 얼굴이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얼굴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철학적 의미로 접근한다.

이재용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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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2007 창형전 출품작)

단순한 인체의 사실적 표현이다. 테크닉에 의지한 표현기법들이지만, 나름대로 인체를 통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꿈과 이상을 그리는 듯한 표정에서 인간이 상상하고 추구하는  삶의 경계를 현실화하고 있다. 얼굴을 소재로 한 작품의 주된 이야기이지만, 각가 가지고 있는 꿈과 이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선민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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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2005년 개인전 출품작, 관훈갤러리)

익숙하지 않은 이미지들이 그려져 있다. 촘촘하게 살펴보면 그 안에 세상의 온갖 잡담들이 담겨 있다. 표정 없는 얼굴을  가득 채운 세상 이야기들이 올려져 있다. 작가는 얼굴 표정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좀 더 많이 이야기를 얼굴에 담고 싶어 한다. 작가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도 이선민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이다.  수없이 많은 말들을 담아 내보여도 전체의 이미지는 하나로 통일된다. 곧 시대적 정서들이 기록되어 있고, 인간의 험난한 삶을 이미지화 시킨 작품으로 전달되고 있다.

현봉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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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만, (2005, 서귀포미술제 출품작)

얼굴은 편안한 표정만 담고 있지는 않다. 추하고 흉한 모습도 우리 얼굴 안에 있다. 얼굴에서 생각들이 묻어나지만, 감춰져 있는 표정도 있다. 끝없는 인간의 욕구는 삶에 대한 의지와 같은 선상에 있다. 감출 수 없는 표정이나  감춰져 있는 표정이나 동그란 얼굴 안에 모두 존재한다. 현봉만의 얼굴, 해악적인 면이 있지만 작가만 알고 있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 보인다.

이승만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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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2006, "리얼리티를 넘어서" 출품작, 롯데화랑)

인간의 삶을 기록한 실체적 산물이다. 그러나 리얼한 묘사가 감정이입까지 세밀하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감정이 전달되고 있는 이유에 부정하고 싶은 미래를 피하려는 속마음이 있다. 감상자는 결코 자신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억지 감정을 갖는다.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가올 우리의 미래를 사실적 근거로 예견하고 있다./이재수, 시각문화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