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인!
휘어진 몸매가 발산하는 강한 욕구들이 대중들을 사로잡는다. 관능적 육체미에 강하게 흡입되고 현대의 미인상을 호소하는 대명사로 불린다.

 

매체의 발달로 인한 시각만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 현대 여성들의 S라인은 모호한 성적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대중의 억눌린 욕구까지 해소한다.

 

조영예술에서 여성의 인체는 우주만물의 결정체로 일컬어진다. 지구상에서 아름답다고  하는 어떠한 대상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 인체의 조형미이고, 모든 형태의 본질은 인간의 몸에서 비롯된다.  거기에 자연환경의 조형성이 어우러져 우리 삶을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오승윤 화백이 여대생 누드모델 앞에서 작업하고 있다./출처:뒤집어 본 한국미술, 이규일 지음, 시공사

인체의 조형성은 인위적인 조형물이나 자연환경 등에서 오는 이미지와는 다른 감정으로 찾아온다. 인체는 인간 스스로 소유욕이 강하게 작용하고 소유자는 성적 쾌감에 도달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S라인의 화려한 몸매는 현대 여성들의 몸이 창출한 조형미는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검증되어온 시각이미지다. 시각예술에서 인간의 눈을 가장 편하게 유도하는 구도가 S자혀이다. S자 구도는 안정감과 율동성을 갖추고 무한한 범위의 확장을 알리는 특징이 있다. 정지된 포즈에서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모르는 상상불허한 구도로 미래형에 가깝고 고정된 구조 안에서 행해지는 사고의 범위를 월등하게 넘어선다.

 

현대 여성들이 갈망하는 S라인 몸매는 서양의 미적 기준에 가치를 둔 것처럼 여겨지나, 그 근원은 동서양을 가릴 것 없다. 조선시대 춘화에서도 여인들의 몸매가 S라인을 강조한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S라인은 안정감과 동적인 요소들을 이끌어내는데 가장 이상적인 구도였다.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시각만족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인간의 회귀본능과 삶의 정체성까지 확립시킬 수 있는 예술적 철학들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왜 S라인에 열광하는가.
S라인의 강조는 현대 여성들의 단순한 미적, 성적 쾌락을 단정하기에는 예술의 범위를 너무 좁은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볼 수 있다. S라인을 생산하는 여성들은 창조적 행위들을 엮어내기 위한 본능적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통해 삶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는  횡재를 자주 만끽하고픈 욕망에서 비롯된다.

 

각종 매체에서 S라인을 뽐내는 여인들의 몸매가 포즈는 같을지언정, 저마다 같은 감정의 시각효과로 전달되는  경우는 드물다. 아름다운 여인들은 많지만, 모두가 똑같은 몸매를  갖고 있지 않다.
내 몸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이재수(시각문화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