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학영(계룡시의회 의장)

  

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장지난 9월 초 어느 날 저녁, 우연한 기회에 포스코 더삽아파트를 갔다가 신선한 한 음악회를 만났다. 아파트 관리사무실로 통하는 길목은 계단과 주변이 아늑한 원형 광장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무대가 되었고, 점퍼에 슬리퍼 차림으로 앉아 있는 사람, 어린아이를 앉고 가족끼리 나온 사람,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앉아 있는 사람 등 120여명 정도의 주민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김윤수(계룡시청 공무원)씨의 색소폰 연주를 시작으로 허혜영(일본 前뮤지컬 극단 회원) 씨의 가곡 가창, 정연주(초등학교 2학년)군의 바이올린 연주, 민병운(대전시청)씨의 색소폰 연주, 김현숙(계룡여성 시낭송 회원)씨의 시낭송 , 김광경(색소폰 동호회 회장)씨의 색소폰 연주, 여인준(대전시청 공무원)씨의 가요 가창, 김광경. 김윤수씨의 색소폰 합주 순으로 공연이 진행 되었다.

 

이들 공연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나 참여자 대부분은 아파트 주민들이다. 연주자들은 모두가 직장이 있고 취미로 악기를 배워온 그야말로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이들이 그동안 배워온 실력을 시민 앞에서 유감없이 선보이며 진지하게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이며, 시민들은 누가 누가 잘하나 그 실력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더샵아파트 공연

진행자 두 사람은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사랑방에서 동네 사람과 대화하듯 친근하고 구수한 말투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바이올린 연주자는 연주가 평소 실력이 아닌 듯 다소 어색한 소리이지만 박수 소리는 더욱 컸다. 반주 음악을 노트북에서 찾는데 때로는 시간이 걸려 관람자들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좋은 기분으로 여유를 갖고 기다려 주는 넉넉함은 동네 음악회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때로은 어색하고 때로는 미숙하지만 그럼에도 관람객들은 조금도 불평이나 불만 없이 힘차게 박수로 격려하고 즐거워했다. 모두가 내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고 함께 생활하는 동네 사람들이기에 그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다. 공연자는 참여해서 즐겁고 관객은 순수한 모습으로 이웃집 사람 음악 실력을 볼 수 있어 좋다.

 

우리 계룡시도 시민들의 음악이 ‘생활음악’으로 많이 활성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많은 시민들이 음악학원을 찾아 색소폰을 불고 드럼을 두드리고 기타를 켠다. 그냥 취미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여가를 보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 함양을 위해서 즐기는 것이다. 음악과 함께하는 삶에는 생활이 풍요로울 뿐 만 아니라 활력과 성취욕도 갖게 된다.더샵아파트 공연2

외국을 다녀보면 길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일상생활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풍경이다. 그들은 그만큼 음악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되고 생활에 여유가 많아지면서 그동안에는 먹고 입는 문제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음악, 미술 등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市에서도 시민들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좀 더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시책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 여건을 개선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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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이 원고는 지역문화정보지 '계룡문화' 가을호에 소개할 문화정보 자료 중 하나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정보 제공을 위해 필자에게 허락을 받아 i계룡신문에 소개하는 자료입니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가 바라보는 문화예술행사의 관람평은 일반인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분석하는 경향이 있어 독자분들이나 문화예술 생산자들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분들께서도 공연, 전시, 책, 문화재, 영화 등의 감상평을 보내주시면 많은 분들이 문화예술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도할 계획입니다.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i계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