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모네에서 워홀까지' 전시장면[알고 있으면 쉽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서양의 근, 현대미술의 집대성 ‘모네에서 워홀까지’ 전시회가 지난달 28일 끝났다.  전시회 시작 전부터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흥분했다.

 

여름내 게으름 피우다 전시회가 끝날 즈음 관람했다. 학술자료 활용목적으로 미술관 학예실 직원의 협조를 얻어 전시장 내부를 몇 컷 촬영하게 되었는데, 사실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미술작품을 촬영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감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면서 작품에 가깝게 다가가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로 파손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한 단순한 이유는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촬영금지의 중요한 이유는 서너 가지를 들 수 있다.

 

미술재료들은 빛에 약한 화학재료(물감 등)들이 많다. 작품의 홍보 및 기록 차원에서 몇 번의 사진촬영에는 하자가 없겠지만, 감상하는 사람마다 사진을 찍으면 사진조명 등으로 인해 색감이 탈색되거나, 질감에 변형이 오게 된다.

 

조명을 사용하지 않은 카메라도 촬영금지다. 일반인들은 조명을 사용하지 않으면 작품에 전혀 해가 없는데 왜 촬영을 금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거기에는 미술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이유가 있다. 미술작품의 촬영은 전문가들도 찍는 사람마다 기법이 다르지만, 원작에 가깝게 촬영을 해야 사진을 보고 간접적으로 감상하는 자들에게 정확한 작품내용이 전달된다.

 

예를 들어, 평면회화 작품을 정면에서 파인더에 꽉 들어차게 촬영할 때 각도가 빗나가게 찍거나 전시장에 설치되어 있는 조명에만 의지하게 되면 작품의 색감이나 형태들이 전혀 다르게 표현된다.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사진상태가 진실한 작품내용으로 알고 작품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생긴다.

 

미술작품의 내용(색감, 질감, 형태 등)이 왜곡되어 사진에 기록되는 일은 미술의 역사나 이론들을 왜곡시키는 일이라서 일반인들에게 잘못된 시각정보(사진)가 전달되지 않도록 촬영을 금하는 목적도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안내 도우미가 한 눈 팔고 있을 때 휴대폰 카메라로 몰래 사진을 찍기도 한다. 우리가 한반도의  역사를 왜곡시킨 못된 정치인들에게 ‘역사의 죄인’이라고 부르듯이,  미술계에서는 평범한 감상자들도 미술작품 사진 한 장 잘못 찍어서 왜곡된 기록을 하게 되면 ‘미술역사의 죄인’이 된다.

 

아무튼, 작품에 해를 가하지 않고 미술작품을 촬영할 수 있는 사진지식을 확보하고 있어도 미술관 측에 허락을 받아야 하고, 미술 감상문에 참고사진 삽입할 경우에도 원작에 가깝게 촬영된 사진을 선택하도록 해야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을 피할 수 있다./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