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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정하섭 작가가 쓴 ‘쇠를 먹는 불가사리’라는 어린이 책이 있다.

내용은,  전쟁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잃어 칼이나 창같은 쇠붙이를 몹시 싫어하는 한 아주머니가 있었다.
깊은 산골에서 홀로 살면서 끼니때마다 먹고 남은 밥풀을 뭉쳐 인형(불가사리)을 만든다.

아주머니는 불가사리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세상의 모든 쇠를 먹어 치워라’리고 노래를 불러준다.
불가사리는 아주머니 바람대로 쇠를 먹고 몸집이 집채만큼 커져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쇠들을 먹어 치운다.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전쟁을 일으키자 불가사리는 전쟁터에 나가 창, 대포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전쟁이 끝나자 사람들 사이에서 불가사리의 위용이 높아졌다. 임금은 불가사리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닌가하고 위협을 느끼며, 불가사리를 죽이려고 한다.

임금은 간신배의 이간질에 놀아나 불가사리를 만든 아주머니를 인질로 잡는다. 불가사리는 자신을 키워준 아주머니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이 녹는 줄도 모르고 불속에 뛰어든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아주머니가 또 밥풀떼기를 뭉쳐 인형을 만드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억압된 자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염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쇠를 먹는 불가사리’ 책 내용을 떠올리며 책속에 나오는 인간의 위선적 행동이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과 연결이 되고 있다.

불가사리에게 도움을 받아 전쟁을 마친 백성들은 환호하는데, 전쟁의 공이 자신과는 무관하여 불가사리를 죽이려하는 못된 정치습성을 주변의 시정잡배들이 따라하고 있다.

손으로 눈을 가려 하늘을 덮으면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세치 혀로 사람들의 귀를 어둡게 할 수 있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많아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