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복합문화회관’ 기관명칭이 7-80년대 수준의 기관명칭이라는 지적(관련기사)에 대해 계룡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임시로 부르고 있는 명칭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고, 추후 기관 성격에 따라 공모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편집자 주.

계룡복합문화회관의 건립추진과 관련하여 비판적 시각의 기사들이 등장하자 일부에서는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라는 김빠지는 소리가 있다. 공무원들의 업무나 선출직공직자(기초의원 등)들의 활동에 비판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반드시 따라 붙는 말이다. 언론은 용역기관이나 철학관이 아니다. 더군다나 공무원이나 선출직공직자처럼 시민혈세로 월급받는 언론인은 단 한 명도 없는데 무슨 대안을 제시하라고 공짜로 일을 시키는 지 알 수 없다. 지역언론을 수백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중앙일간지 수준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언론은 문제점만 제시해도 공익적 차원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이후의 문제는 언론자료를  참고로 삼던 삶아먹던 관계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i계룡신문의 복합문화회관 관련기사가 주로 차후 운영의 문제를 염려했다는 차원에서 억지로라도 대안 아닌 대안을 껍데기만 제시해 보기로 한다.

[관련기사] ① ‘계룡복합문화회관’ 기관명칭 30여년 전 수준

[관련기사] ② ‘계룡복합문화회관’ 시의회도 30여년 전 수준

③계룡복합문화회관, ‘자연환경 역사기록’ 기능 필수

계룡산(충청남도 계룡시) 출처:gcity.go.kr계룡시가 추구하는 전원문화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있는 대상을 찾으라고 한다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전원도시라고 하여 쌈지공원 세웠다가 다시 부수고 더 큰 공원세우고, 주변 공원정비하고 어깨띠 두르고 환경보호 캠페인 한다고 해서 전원도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계룡시에서 전원도시 운운하며 추진하는 환경관련 업무들은 타 지역에서도 주변환경 및 대기오염 등에 대비하여 실행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업무다.동물뼈 모형 전시(일본)

계룡은 전원도시를 상징하거나 자료로서 소개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능이 없는 상태로 복합문화회관에 전원도시의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는 ‘계룡의 자연환경 역사기록' 기능이 필수적으로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복합문화회관이 과거에는 회관처럼 문화예술인들의 공연과 전시, 또는 전설(동물)을 소재로 한 어린이 무용(일본)주민편의시설 제공 등이 주요기능이었지만, 지금은 당연히 따라붙는 부수적 기능에 불과하여 별다른 문화관광 상품이 되지 못하고, 지역의 문화상품은 주변에 펼쳐져 있는 환경에 숨어 있다.

글쓴이가 경험한 몇 가지 외국 사례를 들면, 미국 서부지역을 가로내리는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달리다보면, 주변은 집한 채,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쓸야생돌물 캐릭터  공모전(일본)모없는 황무지 벌판이 며칠 째 이어진다. 그런데 야생동물 간판을 따라  샛길로 들어가면 황무지 벌판 위에서 서식하는 몇 안 되는 야생동물 및 식물, 지역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동물들을 소개하는 작은 전시관들이 지역마다 있다. 외부 방문객들에게 지리적 특징을 환경자료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며칠 장거리 여행에 지친 여행객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찾아가는 공간이땅 속에 뭍혀 있던 큰 나무 전시(일본)지만, 그곳은 황무지를 개척한 사람들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있다. 유럽도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을 소개하기 위해 지역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이나 식물 등을 소개하여 관광 상품화하는 일이 많다.

일본의 오다시(인구 5만) 근처 한 시골에 가면 작은 모래박물관이 있다. 그곳은 과거 광산산업이 성행했던 지역이나 석탄산업의 퇴조로 사람들이 모두 지역을 떠나고 광산과 관련한 환경자료 소개와 전 세계에서 구해 온 모래 한 줌씩을 소개하고 있다. 모래박물관에는 대형 모래시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빼어난 조형성과 과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환경, 과학, 예술을 소개한 작은 박물관에 연일 관광객들이 넘친다.

계룡복합문화회관에 계룡산에서 서식하는 야생 동,식물이나 역사적으로 존재했거나 전설 속에 기록되어 있는 생태환경 관련자료를 소개할 수 있는 자료관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면, 외국의 사례들 보다 더 값진 재산으로 남을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공간 기능의 제공도, 문화예술의 특성상 공간의 성격에 맞게 소재 개발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고, 관공서도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 문화예술 사업추진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도 있다.자연을 예찬하는 악기 연주(일본)

즉, 계룡시가 조성하고 있는 복합문화회관은 문화예술 사업들의 기능을 받쳐줄 수 있는 지역의 특징적 유산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계룡이 전원도시로서 계룡산 환경과 관련된 크고 작은 자료들이 총집합된다면 복합문화회관의 기능이 지역의 문화관광 상품으로서 충분한 값어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이재수

[사진] 우측 1-동물뼈 모형전시(일본), 우측 2-전설(동물)을 소재로 한 어린이 무용작품(일본)
우측 3 - 야생동물 캐릭터 공모전(일본), 우측 4 - 땅속에 뭍혀 있던 큰 나무(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