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의 순서를 약간 변경합니다.-편집자 주.

제2대 계룡시의회 초창기에 일부 의원들이 엄사면 유동리에 조성 예정인 ‘계룡복합문화회관 ’ 건립과 관련하여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위치 선정이 잘못되었다고 회기 중에 주장한 바 있다.

시의회의 주장은 '계룡복합문화회관'이 문화공간이 아닌 ‘7-80년대 회관’ 개념으로 본다면 맞는 말이다. 교통이 불편하거나 먼 거리에 위치한 회관은 주민들이 찾아가는데 당연히 불편하다.
 
그러나, 문화공간에 내놓을 만한 문화관광 상품이 있다면 위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여기서 말하는 문화관광 상품이란 공산품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논할 수 있는 대상을 말한다)

천황봉 꼭대기에 볼거리가 있다면 장소를 불문하고 올라가서 관람하고 특색 있는 볼거리나 연중 수준 높은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라면 땅끝까지도 찾아가고 저축한 적금 털어서 외국까지 찾아간다.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화관광 산업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이유다.

계룡복합문화회관 기공식시의회도 ‘계룡복합문화회관’ 사업과 관련하여 집행부가 건물 올리는 일에 ‘혹시 뭐 없나?’식의  관심만 있었지, 어떤 식의 운영으로 지역적 특징을 살려 문화관광 상품화 할 것인지는 대안이 없다. 그러니 고작 주장하는 것이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변화될 수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했을 뿐이다.

아쉬운 점은 취임 초부터 운영방법을 집행부와 꾸준하게 논의를 했다면 계룡시가  ‘복합문화회관’ 건립 추진과 함께 어느 정도 자신감 있는 문화관광 산업을 개발하는데 집중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시의원들이 문화예술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해는 하지만, 최소한 지역에 걸맞는 문화공간의 소프트웨어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다양한 생각들을 제시하여 추진될 수 있도록 유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의회가 수혜 받는 시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이 먼저지, 고작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이라고는 시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가짜 간행물 발행하여 민간피해를 입힌 단체 운영비 예산안이나 승인해 준 실적 이외에 내놓을 만한 업적이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문화관광 소프트웨어 개발이 회관 건립추진과 동시에 진행되었다면, 앞서 언급한 30여년 전 수준의 ‘기관명칭’은 달라 붙을 수 있는 틈도 없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민들의 문화예술 복지라 하면,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인 줄로 알고 있다. 물론 그것도 문화예술 복지의 하나이지만, 현대사회의 문화예술 복지는 시민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문화변동을 느끼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문화산업의 보급을 전제로 한다.

문화행사들이 ‘그들만의 잔치’가 많다. 관객 없는 전시회, 각종 공연 등,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화변동에 따른 관객들의 정서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업추진 단체 역량에 가장 큰 문제가 있지만, 문화예술 단체에 사업비만 지원해 주는 일이 문화예술 복지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는 관공서의 업무행태가 더 큰 원인이다. 소프트웨어 없는 복합문화회관 운영을 아무리 긍정적인 측면으로 예측해 보아도 웅변대회 할 수 있는 강당 확보되는 것 이외에는 기대가 되지 않는다.

igrnews6year.gif‘복합문화회관’ 건립의 또 하나의 목적이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공간 제공이라는 점에서 해당 분야 구성원들의 욕구를 해결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스꽝스럽다. 시 보조금이나 준다고 하면 그곳에서 가끔 관객없는 문화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있을지 몰라도, 대중적 파급력 있는 활동을 위해 광역단위 도시의 공간을 선호하는 예술인들이 시골작가 취급받으면서 그곳에서 열의에 찬 활동을 할 수 있는 희생적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관련기사]  ① ‘계룡복합문화회관’ '기관명칭 30여년 전,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