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도시 상징성 빛바래

 

글/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

 

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계룡신문 자료사진_2012 [기고] 최근 논산시에서 계룡․논산 통합 건의서를 일방적으로 지방행정개편추진위원회에 제출하면서 계룡․논산 통합 문제가 세간에 큰 이슈로 떠올랐다. 지방행정개편추진위원회는 지난 4월 17일 논산과 계룡시청을 방문해 양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장으로부터 통합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18일까지는 전국 통합 건의 대상 시군을 상대로 전화 설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논산시에서 통합 건의서를 지방행정개편추진위원회에 낸 것은 계룡시 와는 일체 논의도 없이 전격 발생한 일로, 마치 결혼할 상대에게 말 한마디 없이 혼인 신고서를 동사무소에 제출한 격이다. 이로 인해 계룡시민들은 체면과 자존심에 큰 손상을 입고 심한 불쾌감마저 느낀다. 지방자치단체간 통합문제는 양쪽 시민들의 의견이 존중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추진되어야 할 일이지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될 일은 아니다. 논산시는 통합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이 절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통합의 당위성 역시 논리도 설득력도 없다.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논산시의 통합 논리는 동질성 회복, 행정경비 절감, 지역 경제력 제고 등을 들고 있다. 


 먼저 동질성 회복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논산에서 주장하는 동질성 문제는 계룡출장소를 생각할 때 분리 된지 22년, 논산과 분리 전부터 살아온 주민도 대전을 생활권으로 살아 온 터라 논산 시민과 의식이 다르고, 더욱이 지금은 군인층을 비롯해 외지에서 이사 온 전국구 개념의 사람들로 직업, 의식, 생활양식 등이 논산 시민과 동질성은커녕 이질성이 훨씬 높다. 이는 통합보다 오히려 분리가 설득력을 높인다.

두 번째로 행정경비 절감 문제를 들고 나오는데 이는 국가 차원의 정책적인 문제에서 논의 될 수는 있겠지만, 계룡이나 논산이 통합 문제를 갖고 행정경비 절감 운운하는 것은 핵심과는 거리가 먼 의미가 없는 말이다. 통합으로 계룡․논산에 상생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해야 할 일이지 행정경비 절감이 양측에 무슨 도움이란 말인가? 계룡 입장에서 보면 통합시 시 예산 위축으로 시민들의 복지증진과는 더 멀어질 것이고, 그렇다고 논산은 경비절감으로 무엇이 좋아진다는 것인지....?

셋째로 지역 경제력 제고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계룡은 군인층을 비롯한 시민들의 성향이 논산과 많이 다르고 함께 상생해 나갈 수 있는 산업적 요소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계룡과 논산에 무슨 경제력이 어떻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인지 역시 공감하기 어렵다.

통합의 가장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시민의 생활권인데, 이 문제만하더라도 계룡시민들은 경제, 교육, 문화, 의료 등 많은 분야가 대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지 언 정 논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계룡은 9년 전에 육․해․공군본부라는 우리나라 최고 군사령부가 들어서면서 지역의 특수성과 상징성을 고려하여 인구가 시 규모에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특례까지 정하여 오늘의 시로 만들어 주었다. 계룡은 지금 그러한 상황에 맞게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방도시로 쾌적한 전원도시로 매년 4.2%라는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이며 대전의 배후 도시로 성장해 가고 있다.


계룡,논산 통합은 계룡이 낙후로 가는 길


앞으로 대실지구가 개발되고 평리지역 개발과 엄사리 지역 아파트 건설 계획을 비롯한 각종 개발이 완료되면 인구 8만 전후의 단촐 하고 규모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계룡대가 위치한 특성과 상징성을 충분히 살려 민․군이 잘 어우러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국방전원도시로서의 모습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논산과 통합이 된다면, 예산이 축소되고 시세(市勢)도 위축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계룡의 비전은 논산과 통합이 장애가 되고, 계룡은 낙후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는 또한 대한민국의 최고 군사령부가 위치한 특수성과 상징성도 빛을 잃고 초라한 지역으로 전략, 계룡시민의 미래는 더 어두워지게 될 것이다.

통합은 양쪽 시민들의 공감대 속에 생활권의 편리성이 높아지고 시민의 미래 복지증진에 도움이 됨은 물론 시민의 화합 단결을 이룩함으로서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