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2 행정사무감사를 마치고

 

글/김학영(계룡시의회 의원)

 

 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

계룡시의회는 지난 달 26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국회에 국정감사가 있다면 지방의회는 행정사무감사가 있다. 계룡시의회는 의원이 7명에 불과함으로 상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의장을 제외한 6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한다. 행정사무감사는 행정 전반에 걸쳐 업무를 감사하는 것으로 사업의 적절성, 예산 집행 문제, 공무원 승진 인사에 이르기 까지 집행부 업무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집행부 견제와 감시 그 자체이다.

 

의원 입장에서 행정사무감사는 수험생 벼락치기 공부하듯해선 깊이 있는 감사가 어렵다. 평소 언론, 민원, 타지자체 사례 등을 통해 문제가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감사 직전 집행부에 자료를 요청 최종 정리하여 준비할 때 권위 있게 감사가 가능하다. 감사는 행정의 큰 틀을 보기 위해 노력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심도 있게 접근함으로서 문제점을 분석해 내고 대안까지 제시할 때 성숙한 감사라 할 것이다. 본 내용이 시민께는 감사 활동의 보고가 되고, 집행부는 분발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룡시 2012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몇 가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1 시민과 충분히 소통하는 행정이 요구된다. 시민과 소통 정도 확인을 위해 최근 입법 예고된 조례에 대하여 시민 의견 수렴 자료를 검토 결과, 최근 3년 동안 입법예고 된 조례 46건 중 시민 의견은 특정 조례 1건에 대해 달랑 1건만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과는 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례 입법 예고가 게시판, 인터넷 홈피 등 게시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방법에는 근본적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관련 단체, 시민 그리고 전문가 등에 의무적 의견 수렴이 될 수 있도록 획기적 개선이 요구된다. 이번 기회에 행정 전반에서 시민들과 소통 여부를 검토해 보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2 예산 편성, 집행, 결산의 총체적 점검이 요구된다. 예산결산을 통해 나타난 순세계잉여금이 2009년 183억원, 2010년 207억원, 2011년 255억원으로 예산대비 각각 11% 15% 17%이다. 그런데 예산편성시 순세계잉여금 세입은 2010년 85억원, 2011년 89억원, 2012년 85억원 으로 예산대비는 7.4%, 7.5%, 6.6%로 나타났다.(예산결산검사는 다음 해 5월, 예산편성은 전년 12월임) 세입=결산이 이상적이나 실제 그 격차가 183억원→89억원, 207억원→85억원, 255억원→85억원으로 세입보다 결산이 2-3배 많은 것이다.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지만 나도 너무 많이 나고 타지자체와 비교해도 계룡시가 더 심하다. 격차가 매년 더 커지고 있는데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산회계과 결산에서 이러한 문제가 있다면 전략기획실 편성에서는 물론 전 부서 집행에서 그 격차 이유를 찾아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다는 점이다. 결산은 결산대로, 편성은 편성대로, 집행은 집행대로 문제의식조차 없이 그저 각각인 것이다. 세입 세출의 정확한 예측과 사업의 주도면밀한 계획 실행 그리고 행정의 input-output적용이 절실히 요구 된다.

 

#3 학교 예산지원을 계룡시 경쟁력 제고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계룡시의 학교 예산지원은 총예산 대비로 볼 때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이다. 그동안 계룡시에서 지역내 초중고 10개 학교로 지원되는 예산은 매년 20억원이 넘는다. 작년과 올해는 순수 시비만도 각각 20억원이 넘고 국도비를 합치면 40억원이 훨씬 넘는 수준이다. 계룡시는 학생들 수준이 높고 학교 인프라가 비교적 잘 되어 있으며 학부모들의 교육열 또한 매우 높아 일류 교육도시 잠재력이 높다. 최근 필자가 조사 결과 3개 중학교에서 지역내 고등학교보다 좋은 학교 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는 중학생이 한 해에 50명이 넘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보다 전략적 지원을 모색한다면 우수한 학교 육성으로 계룡시 경쟁력 제고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방법으로는 장학금 지급, 기숙사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 최근 실시한 조직 개편은 효율성 제고에 미흡하다. 조직 개편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높이는데 있다. 그러한 점에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조직 개편 결과를 점검한 결과 민군협력과, 세무회계과 등을 신설한 것은 타당하게 보인다. 그러나 업무분장에 있어서 교통담당과 도로담당이 각각 다른 과로 나누어진 점, 민방위담당이 민군협력과로 들어간 점, 60억원을 넘게 투자하여 추진하고 있는 지리정보체계업무(GIS)를 전담부서로 하지 못한 점 등은 아쉬운 점이다. 조직 개편은 1차적으로 전문성과 연계업무를 고려하되, 2차적으로 집중되는 업무에 대하여 적절히 분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는 내부적으로 실과장은 물론 직급, 직렬별 의견이 원만히 수렴되고, 나아가 외부적 전문가 의견까지를 수렴하는 등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효율성, 합리성, 공정성이 확보되고 진정으로 시민행정을 위한 조직 개편이 될 것이다.

 

#5, 6급 공무원 8년차 이상 27명, 7급 공무원 8년차 이상 20명, 계룡시의 심한 인사 적체 현상이다. 2003년 개청이후 직급별 승진 현상을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승진 소요 연수가 평균 6급→5급이 7.8년, 7급→6급이 9.12년, 8→7급이 4,8년으로 이는 일반적 평균 승진 소요 년수(5급 6급이 9년, 7급이 4년)를 고려할 때 6급 7급은 평균보다 더 걸리는 반면 5급은 오히려 1.2년이 짧게 걸렸다. 특히 그동안 승진자가 일반적 평균 승진 소요 년수 이내에 승진한 비율은 5급 72%, 6급 46%, 7급 58%로 5급 경우 6 7급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비율로 승진되었다. 5급의 경우 하위직 보다 평균 승진 기간이 짧으면서도 많은 인원이 승진 된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승진은 능력과 연공서열을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직원들의 사기와 단결, 동기부여 등이 승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승진 결과에 절대 다수 직원들이 공감해야 한다. 과거 승진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억을 생각하면 직원들의 공감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필자의 견해로 감사에서 나온 여러 가지 지적사항들은 공무원들의 전문성, 능력, 경험 등의 실력 부족보다는 사명감, 책임감, 주인의식, 창의력, 섬김의 마음 등 기본적인 공직의식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공직의식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이 승진과 인사에서 발탁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근무 분위기도 그렇게 바뀔 것이다. 즉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체감행정, 신뢰행정, 감동행정이 될 것이다. 그런 행정이 된다면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확신 한다.

 2012  행정사무감사 장면

아울러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 공무원이나 의원이나 서로가 많이 공부해야하는 기회이며 실력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를 지역 유선TV로 가감 없이 생중계 내지는 녹화 중계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시민들로부터 의원과 공무원이 검증받게 된다면 피차 더욱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게 되고 그 결과는 시민들에게 더 높은 행정서비스와 삶의 질 향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지방자치도 한 차원 높게 발전 될 것으로 확신한다.

 

 
실제로 계룡시의회는 지난 2대 의회 때 필자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CMB충청방송과 협조하여 - 당시 시장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 행정사무감사 하루 일정을 생중계로 진행한 경험이 있다. TV를 시청한 많은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고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공부하여 의정활동의 질을 높였으며, 공무원들도 책임 있는 답변을 위해 노력했던 것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