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김학영 계룡시의회 의원

 

작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우리 군의 경계 태세 강화가 시작되면서, 금년 3월에는 우리 군의 연례적 방어 훈련 독수리 연습과 키리졸브 연습이 실시되었고 북한의 위협은 최고조에 달해 왔다. 4월에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철수까지 이르면서 우리 군은 비상 상태가 6개월 가까이 이어져 왔다.

 

이와 같이 군의 비상이 계속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군부대 주변의 상권 지역은 그야말로 생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방지역의 강원도 사창리, 원통리, 와수리, 경기도 전곡리를 비롯한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시 등 전후방의 군부대를 중심으로 상권을 이루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한 숨 속의 세월이었다.

 

필자는 전후방 군부대 주변 상권지역 상가 번영회장과 전화로 형편을 확인해 보았다. 그들은 2년 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부터 장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최근 북한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부터는 생업이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최고 70-80%의 매출이 감소되었다고 한다. 계룡시 일반 음식점의 경우 매출이 50-70%는 떨어졌고 과일가게도 30-40%는 떨어졌다고 말한다. 음식업의 매출이 떨어지다 보니 자연히 음식점으로 납품하는 식자재 농산품도 매출이 떨어지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계룡시의 경우 새로 개업하는 상가보다는 문을 닫는 곳이 더 많아졌고 저녁이면 북적대야 할 식당이 한산해진 곳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최근에는 적자에 시달리던 상인 10여명이 문을 닫는 상황에 이르렀고, D업소를 운영하던 O모씨는 급기야 야반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영업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다.

 

군부대가 지역의 상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생겨났을 뿐이다. 따라서 군부대가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을 위해 의무적으로 해야 할 역할도 없다. 군은 오로지 국가의 안보를 위해 전념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대는 주변 지역 상권 주민들에 대해 모르는 체하지는 않는다. 군부대 나름대로 지역 상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지혜롭게 악어와 악어새와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먼저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주민들이 부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고 협력하며 노력하는 보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군부대에서는 지역 주민도 소중한 국민임을 감안하여 부대 임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협조의 자세로 그들을 대 한다면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군에서는 상급사령부로부터 하급부대 까지 국민으로부터 대군 신뢰를 위해 일손돕기를 비롯한 부대개방, 재난구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군 입장에서 보면 가장 가까이 있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형성하고, 군을 사랑하는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옆에 있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감정을 얻지 못한다면 멀리 있는 국민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이웃으로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 사랑 받는 군이라면 그 효과는 멀리 있는 국민들에게도 파급될 것이다. 연못에 던져진 돌로 물결이 퍼져가듯이.... 군부대 주변의 지역 상권 문제도 그런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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