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매정한  사람으로 보인다"

유권자, "선거법 핑계 배부른 엄살"


'선출직 공직자, 정당정치인, 예비후보자들이 선거법으로 인해 유권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또는 민간인들이 자신들이 주최하는 행사나 사적인 모임에서 얼굴만 알리러 오는 지역 정치인 참석이 달갑지 않다는 여론이다.

 

선거법에 의하면, 기부행위는 물론 애경사의 축의금까지 제한을 하고 있다. 게다가 각종 행사 등에서 여러 제약을 받는 등 선거법이 정치활동과 정치인 사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돌림

현직 시의원인 모 의원은 "조카들을 만나 용돈을 주고 싶어도 현주소지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용돈을 줘야하는 해프닝이 더러 있다"면서 "선거법이 현직의원에게는 가족사랑의 확인까지 애매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차기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한 예비후보자는 "정치인이나 유권자가 돈 안쓰는 선거문화에 익숙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금권선거의 뿌리만 뽑을 수 있다면, 유권자들에게 매정한 사람으로 욕을 먹더라도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도 선거법 때문에 '조심행정'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선거법으로 인해 자치단체장의 활동에 상당한 애로를 느낀다"면서 "모든 행정이 선거법과 관련이 있어 실무자들도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시민 최 모씨는 "정치인들이 선거법 때문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하소연은 엄살에 불과하고, 빛깔 좋은 변명거리다"면서 "돈을 쓰지 않고도 건전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정치인들이 사람들을 만날 때 꼭 표를 의식해서 만나기 때문에 그런 엄살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해 정치인들과 유권자들의 사고차이가 분명하게 갈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