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취재 후기 ]  후기 특성상 취재 장소, 일시 등은 생략하고 제시하는 수치 및 백분율도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용 일부는 근거가 미약한 부분도 있다. 후기는 글쓴이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다른 시각에서 볼 때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힌다. 편집자 주.


<이어서>


김정호 낙선의 이유에서 보는 득표율의 허와 실


2-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으로서 3선에 도전했던 김정호 현 시의원이 낙선했다. 후보자가 욕심을 부려 시장과 도의원으로 상향조정하여 출마한 것도 아닌데, 낙선한 사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외라는 여론이다.


김정호 의원의 낙선은 새정치민주연합 기호 배정을 받는 순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같은 당 소속 같은 지역 기초의원 후보들의 ‘가’, ‘나’, ‘다’번에서 ‘다’번을 배정받아 결정적인 낙선의 이유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기초의원 선거  기호 1-가, 기호 2-가는 2010년도 지방선거 ‘가’번 보다 훨씬 정당 지지자들의 표가 많이 몰렸다. 후보를 공천한 정당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두 곳밖에 없어 과거에 서너 곳의 정당에서 후보를 공천한 구도와의 차이에 있다. 즉, 유권자들은 여러 정당이 아닌, 선택의 폭이 좁아진 양당구도에서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가 없으면 지지정당 앞번호 ‘가’의 후보에게 손이 가게 마련이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의 ‘가’번을 제외한 ‘나’, ‘다’, ‘라’는 소속 정당 공천후보라는 뜻이지 정당의 지지표를 덤으로 얻어갈 수 있는 번호가 아니다.
 
김정호 의원은 지난 2006년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같은 당의 경쟁자 없이 단독 공천으로 소속 정당의 지지표를 그대로 독식한 적이 있고, 2010년 민주당 소속으로 같은 지역구에 2명의 후보 중 기호 ‘가’번을 받아 출마하여 마찬가지로 정당의 지지표를 덤으로 얻어 당선된 적이 있다.


김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당선됐을 때의 표계산을 덤으로 얻어온 정당지지표까지 순수하게 자신의 지지표로 착각하여 계산한 듯하다. 2선 경륜의 김 의원 이번 득표율로 볼 때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선거를 치룬 2006년, 2010년도에도 개인의 지지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선거전략은 후보자 현재의 위치에서 개인의 지지율, 정당 지지율, 유권자 성향, 상대 후보 장단점 등을 분석하여 준비해야 하는데 과거 지지표 계산을 잘못했다면, 선거기간 내내 열세에 시달리고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김 의원은 조직이나 지지도가 탄탄하기 때문에 당선 1순위라고 분석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후보자 스스로 잘못 계산된 지지율 분석을 시작으로 같은 당 소속 후보들과의 경쟁까지 밀려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의원 후보의 기호배정은 여성후보에게 가산점을 주고 나머지는 활동경력 등의 심사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후보인 김미경 후보의 ‘가’번 배정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나’번도 신인이 이명기 후보가 배정받았다.


선거과정에서 김 의원이 ‘가’, ‘나’ 번을 두 후보에게 양보한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 의원의 기호 ‘다’번 배정은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의 자체 공천심사규정에 의한 것으로 공천심사에서도 김미경, 이명기 후보에 밀린 결과이며, 득표율도 두 후보보다 낮았다.



‘가’ 배정받아 얻은 득표율 흥분할 일 아니다


가번으로 당선된 후보들


후보자들이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과대평가하거나 스스로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데에서 자가당착의 경우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 가선거구와 나선거구의 기호1-가, 2-가번의 당선자들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여 당선됐다. 모두 자신의 지지표로 착각하고 스스로 흥분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앞으로 활동하면서 정당공천에 같은 당 후보의 기호를 쪼개야 하는 지역구 선거구도에서 생성된 덤은 무시하고 "내 지지도가 몇 표다”라며 표자랑을 할 것이 훤히 내다보이고, 온갖 오만함들이 묻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김정호 후보 사례에서 보면 그리 흥분할 일도 아니다. 기초의원선거 양당 구도에서 기호 ‘가’번을 배정받아 당선된 일부 후보의 자질 등을 꿰달아 볼 때, 아프리카에서 빌려 온 후보를 내세워도 당선될 수 있다는 게 현실이라는 분석이다./이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