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 훌터보기

 

최근 모 언론에서 모 기초의회의 의원들 개개인에게 해당 자치단체장이 제출한 조직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 본 기사가 보도되어 관심있게 보았다.  일부 의원들에게서 평상시 자신에 찬 의정활동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의견을 제시하여 놀라웠다.

 

의원들의 개인의견은 찬성, 반대, 입장유보로 구분되어 보도됐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은 분명한 기준이 있어 미리 소신을 밝혔다고 할 수 있지만, 입장유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당사자의 판단력과 의정활동에 대한 전문성을 의심케 하는 요인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지방정치인의 생명은 시민들과의 신의 및 소신있는 활동과 판단이다.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생각과 시민전체의 평균화된 사고들을 점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가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마우스로 그린 쥐고 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 소신이 없다는 뜻은 어떠한 결정을 할 때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시하지 못하는 부류를 말한다. 뇌구조가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변화된 사람들이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어. 어. 어" 하다가 막판에 볼짱 다 보는 형이다.

 

"시민들의 의견 등을 청취한 뒤 결정하겠다"라고 유보의 입장을 취했다고 하지만(D의원: 다수 의견을 따라가려고 함, E의원: 의견을 듣고 나서 판단할 것, F의원: 외부의견을 좀 더 들어봐야 함), 평상시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정활동에 임했거나 자신은 확고한 정치철학이 없다고 자인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은 선거기간에는 자신이 최적임자이고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표를 구걸했었고, 시민들은 선거기간에 해당 의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집행부의 추진사항은 시민들이 권한을 위임한 의회에서 가부를 결정하면 그만이다. 설령 급작스럽게 개편안이 나왔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어떠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더군다나 회기중에 코만 빼쭉 내놓고 회의장을 빠져 나가 대선판에 기웃거리거나 개인적인 볼 일을 보는 입장에서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시민들의 의견 등을 청취한 뒤 결정하겠다"라며 유보입장을 보였던 당사자들은 동료의원들에게 시민들이 조직개편안에 대해 어떠한 의견을 전달했는지 명확한 수치와 신뢰할 수 있는 여론수렴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반면 사전에 소신있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던 의원들은 보류입장을 취한 의원들의 정형화된 의견수렴 결과를 확인하고 일을 처리해야 같은 부류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이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