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계룡시의회 의장 기고문 [기고] 우리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은 지금 대단한 고도비만에 걸려 있다. 사람도 웬만큼 살이 찌면 보기 좋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고도비만이 되면 일상생활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는 병중의 최고 병이 되고 만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에서 생산되고 집산되고 작동된다. 서울을 제외한 여타 지방은 그것에 소외된 자들이 몇몇 모여 불평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서울은 승리의 땅이요, 지방은 패배의 땅이다.

 

 그렇다보니 서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소위 수도권이라 하여 경기도의 반 이상이다. 심지어 충청도 천안을 수도권이라 하니 가히 서울의 크기는 좁은 대한민국을 전부 수도권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인구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소위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수도 서울에 대한 집중이 대한민국을 이처럼 기형아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도권 분산이니, 지방의 균형발전이니 하여 그것을 정책으로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번 이명박 정부는 서울시장 출신답게 서울을 더욱 거대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있던 세종시의 행정도시 건설도 그 입맛대로 수정하여 거의 백지화하더니, 지방에 세우기로 했던 기관들도 수도권으로 슬그머니 옮기고, 한강에 급기야 인공섬까지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가히 서울은 이미 세계적 도시를 넘어 우주적 도시가 되었다.

 

모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허리띠 더 졸라매어 자식들을 서울에 소재한 대학으로 유학 보내고, 논밭 팔아 자식을 서울 근교 한 칸 전세방이라도 얻어 붙어살게 하고 있다. 거기서 누락되면 틀림없는 지방살이 패배자가 되기 때문이다. 누가 이 말에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은 이미 서울뿐이다.

 

이에, 이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정치권에 엉뚱한 제안을 한 번 해본다. 국회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소위 이 나라를 걱정하여 거품 물고 내가 나랏일 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나리들께 고도비만에 걸린 수도권의 살을 빼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자는데 이보다 더한 솔선수범이 있겠는가? 그동안 나리들께서 말로만 정치를 하셨다면 이젠 몸으로 행동으로 정치를 하셨으면 하는데, 그 첫 번째 시도가 국회의 지방 이전이라면 얼마나 근사한가. 그리고 법을 만들고, 그것을 심의하는 국회가 굳이 여의도 그 복잡하고 좁은 곳에 위치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그것도 이왕이면 세종시와 붙어 있는 계룡시 정도라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이미 세종시는 모든 것이 계획되어 건설되고 있으니 또 그것을 수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다. 그러니 그 인근 계룡시에 국회를 이전하면 얼마나 그 모양새가 좋겠는가. 이미 세종시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하여 9부 2처 2청 1실 2위원회 등 36개 기관이 입주하기로 결정되었는바, 국회에 출석해야 하는 장관 및 공무원들도 15분~20분 거리밖에 안되는 국회에 출석하여 업무를 처리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갈 때 든든하게 그 주위를 삼군본부가 지켜주고, 해외에서 귀빈들이 국회방문시 15분거리에 있는 대전국립현충원에 들러 참배도 할 수 있으며, 아무리 떠들고 밤을 새워 싸우고 그 앞에서 시위를 해도 민폐 끼칠 걱정도 전혀 없고, 의원 나리들 국립공원인 계룡산 자락에서 산책하며 수양하듯 나랏일 구상하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그 어떤 정부부처나 기관이나 단체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그래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민의 최고의결기구인 국회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모든 국민의 바람을 대변하는 상징적 행동이 될 것이다. 그랬을 때 그 최적지로 계룡시만한 곳이 또 있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무릇 모든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은 엉뚱함에서 비롯되었음을 또한 알아두기 바란다.

 

2011. 7. 
계룡시의회 부의장 김대영

 

*이 글은 타 언론사에도 기고하였습니다.